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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가십시오. :: 2009/05/28 16:07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를 한 당일과 그 다음날인 일요일은 충격과 그저 먹먹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월요일 새벽 잠에서 깨어 TV를 켜고 뉴스를 봤다.
어김없이 나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뉴스.
한 시민의 인터뷰가 나온다. 중년의 아주머니가 울먹거리며 “더 사랑한다고 말씀드리지 못해서 믿어드리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는데, 갑자기 울컥해졌다. 맞다. 내 마음 역시 그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 역시 그를 비판하는 글을 몇 번 썼다.
말을 함부로 한다, 격이 없다, 아마추어리즘이다 등 등..
그를 싫어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정치적인 사상이나 신념 등에 많은 부분 공감했기 때문에 그가 말하는 소위 “사람 사는 세상”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좀 더 잘 해주기를 바랬다. 지나보면 완벽함에 대한 내 바람 때문에 그의 진정성을 폄훼했던 것 이다. 그의 “진정성”과 신념을 더 많이 믿어주지 못해 미안하다. 많이 미안한 마음이다.
서거한 지 일주일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 추모의 열기가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여기 저기 작은 분향소가 설치되었다. 어제 일 때문에 신촌에서 강동구청, 강남역 등지를 들르게 되었다. 가는 곳마다 국화꽃을 들고 줄 서 있는 추모의 행렬이 있었다. 꼬맹이 아들 손을 잡고 온 남자, 고인보다 더 나이 드신 할아버지, 고등학생 소녀들, 눈시울이 붉어진 직장인 여성 등.. 강남역에서는 자원봉사자처럼 보이는 여학생이 “노약자 분들을 위해 순서를 양보해 주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종이를 가슴에 붙이며 사람들에게 협조를 구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노인이 오면 줄을 양보하는 모습도 보였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고인의 죽음은 우리에게 배려와 상생의 교훈을 몸소 실천하게 해주고 있는 듯 보였다.
충분히 편한 길을 택해 안정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걸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정면으로 도전하고 또 도전하던 바보 노무현... 그는 보여줬다. 입으로만 외치는 정치인이 아닌 몸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그 모습에 반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쉽게 그에게 등을 돌렸던 듯 싶다. 대통령직에 있을 때 더 많이 지지해주고 더 많이 믿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의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난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를 꿈꿨던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던 사람, 용기 있고 권위 속에서도 소탈함을 추구했던 사람.
안녕히 가십시오. 미안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당신 같은 정치인이 우리 곁에 있었다는 것이 행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