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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가 온다. :: 2006/06/30 14:05



최근에 인상 깊게 읽었던 미래학 관련 책 중에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  원제: A Whole New Mind>가 있다.

이 책에서 다니엘 핑크는 우리 사회가 정보화 시대를 넘어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시대로 천천히 이동해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정보화 사회'가 미래사회의 모습이 아니고 또 다른 미래의 모습이 있다고?

물론 정보화 사회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다니엘 핑크가 말하는 정보화 사회는 '논리적/선형적 능력,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능력 등을 요구하는 사회이다. 반면 하이컨셉(high concept)의 시대는 창조의 능력, 공감하는 능력,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 등을 필요로 하는 사회이다. 더불어 저자는 좌뇌와 우뇌 개념을 들어 좌뇌 주도형 정보화 사회에서 우뇌 주도형 (또는 좌/우뇌 균형) 하이컨셉의 시대로의 도래를 전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변화가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다니엘 핑크는 세 가지 근거를 들어 제시하고 있다. 풍요, 아시아, 자동화이다. 요약하자면, 첫째, '풍요'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필요 이상의 물질적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만족, 심지어 과다만족을 선사했다. 그 결과 아름다움과 인간의 감정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고 사람들에게 좀 더 정신적 의미를 찾도록 만들었다. 둘째, '아시아'는 많은 양의 일상적인 업무, 화이트칼라 업무, 좌뇌 업무를 아웃소싱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함으로써 선진국 지식 근로자들이 해외로 이전될 수 없는 새로운 업무처리 능력을 개발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셋째, '자동화'는 과거 블루칼라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 화이트칼라에게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좌뇌형 전문가들로 하여금 컴퓨터가 대신할 수 없는 능력을 찾아 개발하도록 만들고 있다.

다니엘 핑크는 위 세가지 변화를 근거로 들어 새로운 시대인 하이컨셉/하이터치의 시대를 전망하고 있는데, 대체로 공감하지만 둘째 '아시아' 부분은 너무나 서구 중심의 사고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다니엘 핑크가 이 책을 서구에서만 출간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면, '아시아의 부상'이라는 대목은 차라리 '세계화(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고 지목하는 게 옳았을 것 같다. 이것은 단순히 아시아인으로서의 나의 불쾌함 때문이 아니라 아웃소싱으로 인한 문제는 비단 서구의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 일본이나 우리나라 같은 아시아의 몇몇 나라들도 겪고 있는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는 우리에게도 위기로 다가오고 있는 현실이기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선진국에서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고 있는 미묘하지만 거대한 지각변동을 전망하며 흥미롭고 생생한 사례를 통해 새로운 미래에 갖춰야 할 인재의 조건을 6가지로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다름아닌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의미의 능력이다. 이 모든 조건들은 과거에 천시되던 우뇌의 기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래서 저자는 하이컨셉의 시대에서 우뇌가 주목받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뇌만을 꼭 강조하는 것이 아님을 지적하고 싶다. 천시되었던 우뇌가 관심과 연구의 영역으로 부상한다는 것일 뿐, 항상 중요한 것은 좌/우의 밸런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떠오른 책 두 권이 있었는데 하나는 토마스 프리드먼(Thomas L. Friedman)의 <세계는 평평하다 ; 원제: The World is Flat>이고, 다른 하나는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의 <감성의 리더십; 원제: Primal Leadership>이다. 전자는 '아시아의 부상' ('세계화')라는 동인(動因)이 세계의 편도를 바꾸어 놓고 있다는 점에서, 후자는 '우뇌의 중요성'을 언급한 측면에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와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내 머리 속에서 사고를 증폭시켰다.

이 책이 흥미를 끄는 점은 비단 새로운 미래를 전망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에 부합하는 흥미롭고 생생한 사례는 저자의 설득력을 더욱 높히고 있다. 그의 날카롭고 유쾌한 시선 그리고 해박하고 깊은 성찰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다니엘 핑크가 제시한 6가지 능력을 활용해 내 나름대로 정의해 보자면...

새롭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창조하는 디자이너,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 조화를 이끌어내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공감할 수 있는 상담가, 신나는 놀이를 이끌어내는 코메디언, 의미를 끌어내는 평론가 등이 바로 다가올 새로운 미래에 우리가 갖춰야 할 모습일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갖든지 말이다.

2006/06/30 14:05 2006/06/30 14:05
  • | 2007/03/04 22: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늘 너의 감상문을 다시 읽고 간다. 요즘 다시 경력에 대한 고민이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문단이 가슴에 박힌다..... 난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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