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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2030> :: 2006/08/31 02:05

<비전2030 - 함께 하는 희망 한국>이라는 제목으로 대한민국 국가 장기 전략이 제시 되었다. 예상대로 많은 비판과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재원 마련 불투명', '장미빛 청사진일 뿐', '증세 부담은 국민 몫' 등 점잖은 기사 표현에서 부터 '놈현의 소설', '놈현 X소리 집어치고 조용히 있어라' 등 험한 인터넷 댓글까지 모두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의견들 일색이다. 기사 읽을 때 부터 분명 이런 반응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터라 크게 놀랍지 않다. 오히려, 임기 말에 <비전2030>을 내놓은 현정부가 더욱 놀랍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 <비전2030> 장기 전략 제시를 환영한다. 비전이 가지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국가의 중장기 전략을 내포한 비전이 없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號가 그동안 목적지 없이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배였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비전이 중요한가? 첫째, 비전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적지를 제시해 주며, 그 목적지로 향해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둘째, 또한 좋은 비전은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 주어 활력을 만들어낸다. 즉, 미래로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비전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이 있고 없음에 따라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이런 이유들로 개인들과 기업들에게 확고한 비전 수립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데, 하물며 국가는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회의적인 보도 일색인 기사들을 읽는 것 외에 국정브리핑 사이트에 가서 본보고서를 읽어 보았다. 켄 블렌차드(Kenneth Blanchard)가 말한 확고한 비전의 세 가지 핵심요소인 1)의미 있는 목적, 2)뚜렷한 가치, 3) 미래에 대한 청사진에 비추어 보았을 때 <비전2030 - 함께 하는 희망한국>은 비교적 잘 만들어진 비전이라고 판단되어진다. 물론 언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세부 사항에 있어서는 제한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잠재성장률을 과대평가한 점, 재원확보의 난관, 통일비용 마련 부재 등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2011년 이후 추가재원 조달 방안은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서에서 언급하고 있다. 물론 세부 시행 계획까지 완벽하게 마련된 무결점의 비전이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모든 비전이 그렇게 세부 사항까지 완벽할 수는 없는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전은 의미 있는 목적과 가치에 근거하여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큰 그림'인 것이다. 비전은 그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지침이 되어주는 지도나 나침반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목적지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 길이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을 마련하는 것은 비전 수립 이후의 지속적인 과정이다. 그렇다고 본 보고서에 아무런 방법도 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장장 156 페이지에 걸쳐 쓰여진 보고서에 각각의 전략을 실천하는 방법 또한 제시되어 있다. 이 방법 이외에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점이나 제한점은 '비전'이라는 지침 하에 수정되고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조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다음 세 가지가 그것이다.

첫째, 비전을 만드는 과정이다. 1년 동안 민관 합동 작업단을 구성하여 각계 전문가들이 60차례 토론회와 5차례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설문조사와 시민단체 대표 간담회 등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비전은 top-down 방식이 아니라, bottom-up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물론 비전을 수립하고 서술하는 주체는 정부가 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구성원인 국민의 의견이 진정으로 수렴되었는가가 중요한 문제이다. 아무리 좋은 비전이라도 구성원의 정서, 욕구, 필요 그리고 태도 등을 읽어내지 못하고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보나마나 실패할 비전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이 의식적으로 감지하지 못하여 장기적으로 보지 못한 것을 미리 읽어내고 통찰하여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반드시 구성원의 여론에 대한 진지한 경청과 성찰이 필요하다. 각계 각층의 대표들이 모인 민관합동 작업단이 많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 만든 보고서라 하니 믿어 보기로 한다.

둘째, 실행에 있어 그 비전을 뒷받침할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이 비전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보상체계와 관행 등이 그 시스템의 근간이 될 것이다. <비전2030>에서는 제도혁신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를 하나의 실행계획으로 잡고 있다. 이 제도 혁신에는 여러 구성체의 제도가 포함될 것이다. 정부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한 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개혁을 외치는 와중에도 공무원의 수는 늘어나 정부가 비대조직이 되어 간 사례가 있다. 비전의 실행에 있어, 어떤 구성체도 예외가 될 수 없으며 정부 역시 스스로 뼈를 깎는 혁신의 주체가 되어야 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더불어 비전 실행에는 그 비전과 목표 달성을 이룰 수 있는 공정한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비전은 지속적으로 작동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비전도 아니고, 차기 정부의 비전도 아닌 대한민국, 우리, 그리고 나의 비전이 되어서 2030년이 될 때까지 지속적이고 일관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비전은 대한민국, 우리 그리고 나의 비전이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의 비전이 된다면 누구나 이 비전에 헌신할 용기가 생길 것이다. 그런데 현 상황의 문제점은 이 비전이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우리의' 그리고 '나의' 비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구성원들에게 "우리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용기와 희망을 불러일으켜 줄 지도자! 비전에 실천을 매개해 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그런 지도자! 그래서 이 비전이 나의 비전으로 내재화되고, 다시 우리의 비전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우리에게 그런 지도자는 없다. 이 비전을 제시한(표면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그러한 지도자일 수도 있지만, 국민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가 그런 지도자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국민이 구성원들이 그를 그런 지도자로 인지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이다. 이 점(그가 훌륭한 지도자인지 아닌지의 문제)에서는 '인지'가 곧 '사실'로 정의되기 때문에 이런 구분을 따지는게 무의미하지만, 어쨌든 결론적으로 그는 현재 국민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지도자는 아니다.

쏟아져 나오는 비난, 회의 등인 네티즌들의 댓글을 보고 있노라면, 얼마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바닥까지 추락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이 비전 제시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노무현"이 하는 정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노무현의 '노'자만 나와도 치를 떠는 형국이다.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기사를 쓰는 언론 역시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메시지 전달과 설득시 중요한 것은 메시지 자체보다도 그 전달자에 대한 신뢰감이나 호감이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라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같은 메시지라도 듣는 사람들이 전달자에 대해 신뢰감과 호감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그 설득 정도는 크게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인물 자체가 의사소통의 채널을 일차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한편으로 이 비전을 차기 정부에서 발표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이미 발표된 <비전2030>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로 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장기적 비전의 화두를 마련한 것은 가치있는 작업임에 틀림없다.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세부 사항의 제한점은 존재하지만, 큰 틀에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제한점에 대해서는 큰 그림인 비전의 지침에 따라 지속적으로 극복방안 및 수정안이 논의되고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현재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옹호하면 '놈현 추종자', '놈현 앞잡이', '열우당 알바' 등으로 불리우는데,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그렇게 매도될까 살짝~ 고민이 된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전 홈페이지 등에서 노무현 정부 정책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해 온 나이다. 나는 감정적으로 노무현에 대해 싫고 좋은 것이 없다. 다만 노무현이라는 인물을 배제하고 정책적 측면에서만 내 생각을 표현할 뿐이다. 그 점에서 이번 <비전2030>의 제시는 시기적으로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지만, 대의적으로는 바람직한 국가 전략 제시라고 생각한다.

장미빛 미래이다, 공상소설이다 등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60년대 '경제 개발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아무런 저항이 없었겠는가? 그 때는 그 때 나름대로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데, 무슨 공업국가이고 개발이냐. 그게 가능한 일이겠냐"라며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의견들이 나왔다. 물론 민주주의를 희생한 독재정권과 정경유착 등의 비리 등 폐해를 수반한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우리는 배고픔에서 벗어나고 한강의 기적을 보란 듯이 이루었다. 6-70년대는 양적성장이 비전의 근간을 이루었다면, 앞으로의 비전은 질적성장이 그 근간을 이루는 것이 차이점일 뿐, 위기와 기회라는 기본 관점에서 보면 큰 차이가 없다. 뚜렷한 비전이 있다면 불가능한 미래는 없다. 물론 현실을 감안한 비전이어야 하지만, <비전2030>이 아주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미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실업률이 치솟는 요즘이 어느 때인데, 비전 운운하느냐'라는 사람들의 의견도 있지만,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도 오랫동안 경기침체에 빠져 있는 중에 비전2020과 같은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세부 사항의 제한점에 관해서는  현실주의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합한 계획과 실행방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비전을 달성하는 데에는 리스크가 수반될 것이다. 그 리스크를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헌신할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이 용기와 헌신은 위에서 강요한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내 삶과 유리(遊離)된 비전은 실천의지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제시된 <비전2030>에 찬성하면서, 동시에 구성원들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비전의 의미를 불러일으켜 줄 지도자를 절실히 기다려 본다.

2006/08/31 02:05 2006/08/31 02:05
  • 비밀방문자 | 2006/09/01 13: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HY | 2006/09/01 21:44 | PERMALINK | EDIT/DEL

      Don't bother about it.
      Anytime when you are free, it's okay.
      Talk to you la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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