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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6/18 15:53


엊그저께 오랜만에 강남 교보가 아닌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는데, 갑자기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시절.. 3학년 아니면 4학년이었을거다.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혼자 와서 앉아서 책을 읽고 책도 한 권 사갔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어린이를 위한 철학책인지 역사책인지 상상력을 자극하던 책이었던 것 같다. 제목은 기억이 안나는데, '만약 곰이 아니라 호랑이가 100일 동안 마늘을 먹고 호녀(虎女)가 되어 단군과 결혼했다면? 이런 류의 질문들을 담은 책이었다. 웬일이니 웬일이야...ㅋㅋ
엄마 아빠 둘 다 바쁘게 일을 하셔서 나를 데리고 서점에 가 줄 사람이 없었던 거였다.
동네 서점은 내 양에 안찼는지, 아니면 뽀대가 안났던건지..  아마 후자였을거 같다.
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쬐그만 게 웃기지도 않은 지적 "허영심"을 갖고 있었던 거 같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책이 주는 의미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나에게 책이라는 것은 중요한 의미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나의 탐구심과 지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힘들 때 책 읽기가 위안이 되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썼던 일기를 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특히 시험 기간에 쓴 일기에 유난히
시험이 끝나면 서점에 가야겠다. 빨리 책을 읽고 싶다. 등의 문구들이 많이 발견된다. 대학에 다니고 회사에 다닐 때도 슬럼프에 빠지거나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책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학기에도 틈만 나면 기회 될 때마다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이전과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전에는 지적 통찰을 가져올 수 있는 책을 통해 지적 통찰을 얻기를 즐겼다면,
요즘에는 정서적 통찰을 가져올 수 있는 책들에 손이 많이 가고 의도하지 않았을 때조차도
그 책들을 통해 정서적 통찰을 얻게 되는 경험을 많이 했다는 점이다. ^^
만약 지금 읽었던 책들을 예전에 읽었다면 그렇게 감동스럽거나 지금과 같은 정서적 통찰을 얻을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When the student is ready, the teacher will appear."

2008/06/18 15:53 2008/06/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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