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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 :: 2008/08/13 01:21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저작 <통섭>

관심있던 주제라서
오래전부터 서점에 갈 때마다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무게의 압박에 늘 책을 들었다 놓고는 했다가 드디어 읽게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통섭(consilience)이란 학문의 통합적 접근이다.
한국에서도 내가 대학에 입학했던 1998년 즈음에 학제간 연구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과연 그 학제간 (interdisciplinary) 연구라는 것이 제대로 진행되어 왔는지는 의문이다.
옮긴이가 서문에서 언급한 바처럼 그 동안의 노력은 대부분이 단순히 여러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이 자기 영역의 목소리만 전체에 보태는 다학문적(multidisciplinary) 유희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는 진정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일관된 이론의 실로 모두를 꿰는 범학문적(transdiciplinary) 접근이 필요한 때이며,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통섭의 진정한 의미이다.

20세기의 학문은 학과를 잘게 쪼개고 과정을 세분화하여 왔다. 이러한 추세는 학문 간 단절을 초래했으며, 이는 무엇보다 날로 복잡해지는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한으로 학문의 통섭이 제시되는데, 이는 각 분과를 쪼개서 하나하나 공부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로 연결되는 근본적인 관점을 갖고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 여겨진다. 이 책에서는 학문 세계를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 있으나, 나는 이 통섭이 단순히 학문하는 사람들에게만 요구되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정치가, 경영자, 의료인, 법조인, 언론인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의사결정자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라 본다. 우리를 둘러싼 많은 사안들이 자연과학적 지식과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이 통합되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21세기 학문은 크게 자연과학과 인문학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며, 이 양자의 융합이 학문의 진화를 이루어낼 것이라고 본다. 인간의 정신세계부터 유전자, 문화, 예술, 윤리와 종교 등의 영역에 걸쳐 저자의 논리를 펼쳐 나가고 있다. 박식한 과학자 답게 여러 과학적 지식을 열거하여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의 내용이 '통섭'에 실패하였다는 것이다. 저자가 생물학자이기 때문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생물학을 중심으로 통섭을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 지식이 짧아서 그런지 몰라도 진정한 의미의 학문적 연결고리를 제시하였다기 보다는 저자가 가진 지식의 나열에 가깝다는 느낌이 크게 들었다. 만약 이 주제를 가지고 인문학자가 글을 썼다면 어떨까? 또는 통섭을 추구하는 다양한 분과의 학자들이 함께 책을 썼다면 어떨까라는 여운이 남았다.

그러나 저자의 시도와 이 책이 말하려는 바에는 100% 공감한다. 이 책을 바탕으로 학문에서 크로스오버가 활발히 일어나길 바란다.

2008/08/13 01:21 2008/08/13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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