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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 :: 2006/03/21 22:17




켄 블렌차드의 신작
...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

엄밀히 말하자면 신작은 아니다. 한국 번역판이 2006년에 출판되었을 뿐, 원서는 2003년에 출판되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켄 블렌차드(Ken Blanchard)와 제시 스토너(Jesse Stoner)의 공저라는 것도 제시 스토너에 대한 예의로써 언급할 필요가 있겠지?

원작의 제목은 <Full Steam Ahead>, 전속력 전진!이란 뜻이다. 이 표현은 증기선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대형 선박이 최고의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서 '전속력 전진'이라고 하면, 뚜렷한 목적과 의욕을 가지고, 자기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성취할 수 있다는 확신 아래 어떤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결단력 있게 헤쳐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전력을 다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이라는 의미로 쓰였다고 저자는 덧붙이고 있다.

내가 제목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언급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원작과 번역판의 제목을 비교하기 위해서이다. 보통은 번역판의 제목이 원작의 내용을 잘 담고 있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데, 이 책은 원작의 제목보다 번역판의 제목이 더 책 내용을 잘 담고 있는 듯 하다. 물론 내가 영어권 거주자가 아니라서 그 의미를 완전히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든아니든 역자가 제목을 직역해서 <전속력 전진!>이라고 하지 않고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하라>라고 번역한 것은 적어도 한국 독자를 위해서는 좋은 선택이라 말하고 싶다. 사실, 책을 집어들 때 켄 블랜차드를 보기 전에 제목을 먼저 보고 손이 갔다. 요즘 가슴이 뛰지 않아 심장마비에 걸린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집어들고 보니 켄 블랜차드의 책! 제목으로 생긴 기대감에 켄 블랜차드의 이름으로 더 기대를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 켄 블랜차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어쩜 이렇게 짧은 이야기 속에 핵심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인지...흥미진진한 소설의 구조 속에 실용적이고 유용한 메시지를 빈틈 없이 녹여 놓았다. 방송 용어로 하면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이 책의 주인공은 엘리와 짐이다. 엘리는 이혼 후 생계의 막막함으로 회사에 취직한다. 짐은 그 회사의 CEO이다. 짐은 원대한 비전을 향해 전진하길 바라는 열정적인 CEO이지만 그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CEO이다. 처음에 회의실에서 사장인지 모르고 짐을 만난 엘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되고, 이후 그가 사장임을 알고 깜짝 놀라게 된다. 이후 둘은 아침마다 자연스럽게 회의실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며 비전을 세우는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둘의 우정이 쌓여지고, 서로를 성장케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 책의 미덕은 앞서도 말했지만, 핵심 메시지의 정확한 전달이다. 많은 책을 읽었지만, 비전의 의미를 이토록 명확하게 한 책은 드문 것 같았다. 비전의 세 가지 구성요소는 의미있는 목적, 뚜렷한 가치, 미래의 청사진이며, 비전은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이 그 여정을 인도할지를 아는 것이다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아니.. 엘리와 짐은 알아냈다 ^^)

이 책의 부제(원작), "Unleash the Power of Vision in Your Work and Your Life" 가 말해 주는 것처럼, 이 책은 비단 조직이나 일에서의 비전 구성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삶과 가정에서도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는데 분명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전반부에서는 회사의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으로 생동감 넘치는 조직을 만드는데 할애했다면, 후반부에서는 주인공들 역시 자신의 삶과 가정에서의 비전 수립과 실행을 보여준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우리 회사의 비전을 다시 한번 상기해보고 그 비전이 비전의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그 비전이 우리 회사의 구성원들 그리고 나의 가슴에 울려퍼져(resonate), 가슴을 뛰게 하는지 생각해보고 분석해보았다. 그리고 나의 삶과 내 일, 내가 속한 공동체의 목적과 가치 그리고 미래의 청사진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내용과 그로 인한 통찰 외에도 나는 이 책의 이야기 서술 방식에 관심이 갔다. 엘리와 짐의 상호작용(interaction) 속에서 이야기가 서술되고, 문제가 해결되어 간다. 문제 해결 과정은 마치 코칭(coaching)의 과정과 같다. 내가 요즘 코칭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둘의 관계는 서로가 코치가 되고, 피코치가 되는 관계와 흡사하다.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키워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주체로 성장시키는 상호존중의 쌍방향 리더십이 코칭이라 한다(이희경)면, 엘리와 짐은 그러한 코칭리더쉽을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혼 후 절박한 심정으로 보험회사 회계부에 취직한 엘리에게 문제를 던져주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동기부여하는 짐은 늘 엘리의 말을 경청한다. 그리고 엘리가 알아낸 것에 대해 칭찬하고 또 다시 문제를 던진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엘리는 가슴이 뛰고 무언가 해냈다는 기쁨과 성취감을 느끼며 성장해 간다. (잠시 짐에게 다른 마음을 품긴 했지만.. ^^;;<--이 감정의 미묘함을 읽는 것도 재미 중 하나이다.) 짐 역시 엘리에게 회사에 관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자신이 동기부여한 엘리로부터 조언을 듣고 또 질문을 받으면서 생각하고 성찰하며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나가고, 원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나간다. 물론 이야기 속이기는 하지만, 나 역시 누군가와 이러한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에 부러움이 느껴졌다.

이 책 구석 구석에는 여러가지 예화가 저자의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짧은 예화는 직설적인 조언이나 말보다 더 깊은 감흥을 전달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인상 깊었던 몇가지를 옮겨 적고 싶다. 예전에도 어디선가 읽거나 들은 적이 있기는 했지만, 이 책의 목적을 떠올리며 읽게 되니 또 다른 감흥이 느껴졌다.

#1.어느 시간관리 전문가가 여러 사람 앞에서 강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주둥이가 넓은 항아리를 꺼내 앞에 있는 탁자 위에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주먹만한 돌멩이를 하나씩 조심스럽게 항아리 속에 넣었습니다. 돌이 항아리 주둥이까지 채워져 더 이상 들어가지 않게 되자 그는 물었습니다.
"이 항아리가 가득 찼습니까?"
모두들 "네"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항아리에 자갈을 어느 정도 쏟아넣고, 흔들었습니다. 자갈 조각들이 돌멩이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습니다. 그는 청중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항아리가 가득 찼습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좋습니다."하면서 그 연사는 항아리에 준비해 온 모래를 쏟아부었습니다. 또다시 그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항아리가 가득 찼나요?"
아무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물주전자를 쥐고 항아리가 넘칠 만큼 물을 부었습니다. 그는 청중을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행동에 담긴 핵심은 과연 뭘까요?"
총기 어린 젊은이 하나가 말했습니다.
"스케쥴이 아무리 꽉 짜여 있더라도 잘 궁리하면 얼마든지 더 끼워 넣을 수 있다는 겁니다."
"글쎄요." 연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건 진짜 핵심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요.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진정으로 배워야 할 교훈은, 우리가 만약 큰 돌을 가장 먼저 넣지 않는다면, 절대로 이 모든 것들은 다 집어넣을 수가 없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삶에서 큰 돌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랑하느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 여러분의 꿈, 여러분의 건강, 가치있는 이상?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넣지 않으면 영영 넣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2. 세 일꾼이 분주하게 건물을 짓고 있는데 이를 지켜보던 한 사람이 다가왔습니다. 첫번째 일꾼은 더럽고 땀 투성이인데다가 얼굴에는 불만스러운 표정이 가득했습니다. 그는 일꾼에게 물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 거죠?"
일꾼은 대답했습니다.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두번째 일꾼 역시 더럽고 땀투성이에 얼굴에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는 두번째 일꾼에게 물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시는 거에요?"
두번째 일꾼이 대답했습니다.
"시간당 2달러짜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일꾼도 더럽고 땀투성이였지만, 즐겁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른 두 일꾼만큼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지만 힘은 훨씬 덜 들어 보였습니다. 그는 그 일꾼에게 물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 거죠?"
그러자 그가 대답했습니다.
"저는 대성당을 짓고 있습니다."

단지 지금 하고 있는 일 자체가 아니라 목적이라는 시각에서 자신의 일을 바라보는 것. 그것은 비전의 첫 단추이며, 그 비전은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할 것이다.

긴급구호요원인 한비야씨는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고, 내 피를 끓게 만들기 때문이죠."라고... 그녀는 분명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그 비전으로 가슴이 뛰는 삶을 살고 있으리라.
"에이~~ 그렇게 가슴이 뛰게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 흔한가? 다 먼나라 사람 이야기지 뭐~"라고 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 보면 분명 있다. 비전으로 가슴이 뛰고 있는 사람들.... 그렇다면 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건 뭔가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들 이야기죠. 긴급구호봉사를 하는 한비야씨처럼요..."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위의 일화에서의 일꾼은 어떠한가? 그것이 당신이 생각하는 특별한 일인가? 내가 만나 본 몇몇 사람들 역시 특별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슴 벅찬 비전으로 얼굴에 광채와 행복이 흐르는 사람들이었다.

가슴이 뛰지 않아 '심리적 심장마비'에 걸린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비전으로 가슴이 뛰는 사람이 당신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2006/03/21 22:17 2006/03/2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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